언젠가부터 아침 세수 후 거울을 마주할 때마다 어딘가 모르게 낯설다는 느낌이 들었다. 푹 잔 날인데도 칙칙해 보이는 피부톤, 미세하게 내려앉은 턱선, 메이크업이 잘 먹지 않는 날이 반복되니 단순한 피로 이상의 뭔가가 있다고 느껴졌다.

피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몸과 마음이 어딘가 흐트러졌을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곳이기도 하다. 에스테틱을 처음 접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단순히 피부를 맑게 하기 위한 시술을 받기보다는, 내 얼굴을 통해 내 안의 리듬을 되찾고 싶었다.

사실 처음에는 미용에 과하게 집중하는 사람들처럼 보일까 봐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에스테틱이라는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섬세했고, 생각보다 훨씬 인문학적이었다. 얼굴형과 피부결, 체질과 생활습관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단순한 관리가 아니라 하나의 ‘조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 ‘아트에스테틱’은 그런 철학에서 출발했다. 예술처럼 고유하고, 과학처럼 논리적인 뷰티 케어. 클리닉과 스파 사이, 감성과 기술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며 각자의 얼굴에 가장 자연스러운 리듬을 찾아주는 것이 이 공간의 목표다.

최근엔 고객분들과 나누는 짧은 대화 속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요즘 왜 이렇게 푸석한 느낌일까요?” “얼굴에 생기가 없어진 것 같아요” 같은 말들은 단순한 외모 고민이 아니라, 생활 속 어떤 무게감이 축적된 결과처럼 들리곤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면, 단지 팩 하나 얹어드리는 걸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선택한 방식은 피부라는 매개를 통해 삶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작고 사소하지만 분명히 달라지는 변화. 얼굴에 붉은기가 가라앉고, 윤기가 돌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눈빛도 달라진다. 그 변화가 주는 힘을 너무 많이 봐왔기에, 오늘도 이 공간에서 다시 집중하게 된다.

거울 앞에서 나를 더 낯설게 느끼기 전에, 지금 내가 어떤 상태인지부터 살펴보는 것. 아름다움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을 버티게 하는 디테일이라는 걸 점점 더 확신하게 된다.